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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틀랜드
CRAFT TERAKOYA
셰틀랜드 — 바람과 바다에서 태어나다
45R의 옷은 소재와 형태를 가까이에서 다루며,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정성껏 고민하는 사람들의 손에서 만들어집니다.
CRAFT TERAKOYA는 45R의 옷 만들기를 뒷받침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45R의 옷을 함께 만드는 이들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한 벌 한 벌에 담긴 생각과 기술, 그리고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네 번째 수업에서는 45R의 니트, 컷앤소, BOYS 컬렉션을 이끄는 코로모 기획실의 Norio Sugahara 씨에게 다시 한번 배웁니다. 45R의 겨울에 빼놓을 수 없는 셰틀랜드의 세계로 안내해 줍니다.
양의 섬
셰틀랜드의 양 떼에서 45R까지
45R의 셰틀랜드는 해마다 날씨가 선선해질 무렵 다시 돌아옵니다. 그런데 먼저, 셰틀랜드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셰틀랜드는 스코틀랜드 북쪽 셰틀랜드 제도에서 기르는 양의 품종을 말해요. 그 양털은 튼튼하고 따뜻하며, 트위드를 떠올리게 하는 깊고 복합적인 색을 지니고 있어요. 바로 45R이 좋아하는 니트죠.
45R의 셰틀랜드에는 셰틀랜드 제도에 뿌리를 둔 오랜 전통의 니트웨어 제조사 Jamieson’s가 방적한 정통 셰틀랜드 울을 사용하고 있어요.”
『The 45R Book』 2016 가을/겨울호에서 발췌했습니다. 양털의 주인공인 양들을 만나러 셰틀랜드 제도를 찾았던 여정을 돌아봅니다.
“10년쯤 전에 Jamieson’s를 방문해서 양모가 생산되는 곳을 보러 셰틀랜드에 갔어요. 꽤 긴 여정이었죠. 도쿄에서 런던으로, 다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로 가서, 거기서 전세기를 타고 겨우 섬에 도착했어요.
도착하면 어디를 가나 양이 있어요. 양이 사람보다 열네 배쯤 많다고 하더라고요. 춥기만 한 게 아니라 바람이 너무 강해서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고, 나무도 거의 자라지 않아요. 양들이 그렇게 혹독한 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양털이 그만큼 튼튼하고 따뜻해지는 거예요.
혹시 가신다면 겨울을 추천해요. 저희가 갔을 때는 오로라는 못 봤지만, 바다표범은 만났어요.” (웃음)
바다 사나이들의 스웨터
45R 셰틀랜드 이야기의 시작
45R은 언제부터 셰틀랜드 스웨터를 만들기 시작했을까요?
“제가 2000년에 입사했을 때 이미 있었으니까, 그보다 더 이전이었을 거예요. 셰틀랜드 하면 바다 사나이들이 입던 스웨터가 떠오르니까, 아마 해양 의류에서 영감을 받은 BOYS 라인 NORTH MARINE DRIVE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느샌가 셰틀랜드는 해마다 만드는 겨울의 스탠더드가 됐어요. 그리고 셰틀랜드 아이템을 만들 때면 늘 펼쳐 보는 책이 한 권 있어요. 말하자면 저희의 바이블이죠.”
그렇게 말하며 Sugahara 씨가 펼친 것은 셀 수 없이 읽혀 페이지가 닳고 찢어진 큰 판형의 책이었습니다.
책 제목은 『바다 사나이들의 스웨터』였습니다.
『바다 사나이들의 스웨터』 Noriko Tomita 저 (Nippon Vogue)
“참고할 만한 빈티지 니트는 많이 남아 있지 않아요. 데님이나 셔츠 같은 우븐 소재는 보고 배울 수 있는 오래된 실물이 많이 있죠. 그런데 니트나 컷앤소는 옷으로서의 역사가 훨씬 짧아서, 참고할 자료가 훨씬 적어요.
남아 있는 건 대부분 이 책에 나오는 어부들의 스웨터나 미국 대학의 스쿨 스웨터 같은 것들이에요. 그래서 이런 자료가 정말 귀한 거죠.”
작업용 스웨터를 입은 어부들의 모습이 담긴 표지를 넘기자, 유럽 북쪽의 거친 바다에서 일하던 남자들이 입었던 니트의 기록 사진이 이어졌습니다. 스코틀랜드 북부 페어아일의 자카드 스웨터와 장갑, 양말, 그리고 아일랜드 서쪽 앞바다 아란 제도의 아란 스웨터였습니다.
『바다 사나이들의 스웨터』 Noriko Tomita 저 (Nippon Vogue)
“이 책에 실린 페어아일 스웨터 실물을 셰틀랜드의 박물관에서 봤을 때 정말 감동했어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손뜨개 옷 중 하나라고 하는데, 실의 색은 모두 천연 식물 염료로 낸 것이라고 들었어요.
바람을 막기 위해 촘촘하게 떴고, 일하기 편하도록 소매는 살짝 짧게 만들었어요. 모든 디테일이 기능에서 나왔기 때문에 더 아름다운 거예요.”
결이 살아 있는 감촉, 트위드 같은 색감
셰틀랜드다움은 그대로, 감촉은 더 부드럽게
셰틀랜드 울이라고 하면 흔히 까슬까슬한 느낌을 떠올리지만, 45R의 셰틀랜드는 피부에 닿아도 놀라울 만큼 부드럽고 편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편안함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건 일본에서 마무리 가공을 맡고 있는 공장 덕분이에요. 혹독한 환경에서 자란 양의 털이라서, 실이 처음 들어왔을 때는 아직 꽤 거칠어요. 공장에서 편직할 수 있도록 정성껏 준비한 뒤, 한 장 한 장 세심하게 워싱하고 마무리해 줍니다.
셰틀랜드를 셰틀랜드답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불균일함과 거친 질감은 살리면서, 동시에 피부에 닿는 느낌은 더 편안하게 하고 싶어요. 그 까슬함을 줄이기 위해 해마다 계속 시도하고 있어요.”
색도 참 아름다운데요, 그 비결이 있을까요?
“셰틀랜드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트위드 같은 깊이감 속에서 색이 서로 어우러지는 모습이에요. 그 복합적인 색조는 마치 셰틀랜드 제도의 풍경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 같고, Jamieson’s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색이에요.
여러 색을 함께 놓고 보면 깊이와 풍부함이 더해져 특히 아름다워서, 늘 많은 색을 만들고 싶어지죠. 그래도 제가 고른다면… 네이비를 입을 거예요.” (웃음)
“진짜 어부들이 입는 것처럼 촘촘하게 뜬 네이비 건지 스웨터를 예전부터 정말 좋아해요.”
45R의 셰틀랜드 니트는 많은 손길이 모여 탄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서 자란 양, 셰틀랜드의 전통을 이어 가는 Jamieson’s, 그리고 일본 장인들의 정성 어린 손작업까지.
마지막으로 Sugahara 씨가 작은 디테일 하나를 알려 주었습니다. 45R 셰틀랜드 아이템에 달린 네임 태그에는 Jamieson’s의 대표 Peter 씨의 친필 사인이 프린트되어 있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