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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차바테이 茶馬亭, 4F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 차바테이 茶馬亭, 4F
4층은 갤러리 ‘차바테이’입니다.
중국 윈난성의 차를 말에 실어 티베트까지 나르던 옛 차마고도에서 이름을 딴 차바테이는 도자기, 칠기, 목공예 등 생활 속 공예를 소개하는 갤러리입니다.
이곳은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의 다실이기도 합니다. 다도의 미의식을 담아 바깥세상과 잠시 분리된 듯한 비일상의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곳곳에 스키야의 의장을 세심하게 담아, 시선을 두는 곳마다 운치가 느껴지는 공간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차바테이 앞에 서면, 머리 위로 돌출된 지붕과 흙벽이 바깥세상과 안쪽 공간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 지붕은 ‘히와다부키’라 불리는 일본 고유의 전통 기법으로, 아스카 시대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약 3mm 두께로 얇게 벗겨낸 히노키 껍질을 전문 장인이 수십 겹씩 겹쳐 지붕을 이는 방식으로, 오늘날에는 신사와 사찰 같은 문화재에서나 거의 볼 수 있는 귀한 기술입니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육각형 바닥 타일이 가득 깔린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이 타일은 중국 깊숙한 지역에서 구워집니다. 장작불로 굽기 때문에 불이 닿는 정도가 한 장 한 장 달라 색에도 자연스러운 차이가 생깁니다. 장인의 기술로 반듯하게 배열되어 있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모양과 크기도 조금씩 다릅니다.
우리의 옷처럼, 사람의 손으로 만든 작은 불균일함이 따뜻함이 되어 이 공간의 풍경을 이룹니다.
방 안쪽에는 선명한 색으로 펼쳐진 쪽밭이 있습니다.
이 쪽밭을 그린 카펫은 ‘단쓰’라 불리는 일본의 수공 직물입니다. 45R이 그린 쪽밭의 그림을 바탕으로 전문 장인이 한 땀 한 땀 양모를 박아 넣어 완성했습니다.
도시 한복판의 건물 안에서도, 45R의 옷을 물들이는 쪽빛의 고향, 무당벌레와 꿀벌이 모여드는 쪽밭의 풍경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차바테이의 흙벽 역시 쿠스미 사칸 장인들의 작업입니다.
오모테센케의 다실을 수십 년 동안 만들어온 쿠스미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실의 양식은 일본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긴자의 빌딩 안에서 그것을 그대로 흉내 내어 그럴듯한 ‘정통풍’ 다실을 만드는 건 전혀 재미가 없습니다. 형식을 넘어선 파격적인 다실을 만들고 싶었기에, 이 벽은 마음껏 ‘펑크’하게 마감했습니다. 일반적인 흰 벽 갤러리에서 작품을 볼 때와 달리, 이 공간에서 마주하는 풍경에는 ‘발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벽은 검은 흙 위에 갈색 흙, 다시 그 위에 흰 흙을 올린 뒤 일부를 긁어내는 방식으로 마감해, 이제껏 보지 못한 듯한 거칠고 강렬한 흙벽이 되었습니다.
중앙의 포개지는 진열대는 1층과 마찬가지로 오래된 민가의 곳간 문을 진열대로 다시 만든 것입니다.
높이를 달리해 조합한 두 장의 소나무 판은 원래 비막이문, 안쪽문, 망문처럼 세 장을 한 세트로 겹쳐 사용하던 것 가운데 두 장입니다. 위쪽 판에는 방화성을 높이기 위해 나무 위에 흙을 발라 두었고, 아래쪽 판은 소나무 본래의 소박한 나뭇결을 그대로 남겼습니다. 진열대로 쓰이지 않은 나머지 한 장은 통풍을 위한 격자문이었다고 합니다.
이 포개지는 진열대는 필요에 따라 서로 겹쳐 둘 수도 있고, 당겨 펼쳐 넓게 사용할 수도 있는 가동식입니다. 옛사람들의 실용적인 지혜가 이 진열대 안에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차바테이에서는 ‘류레이’ 형식으로 의자에 앉아 차를 즐기실 수도 있습니다.
차를 준비하는 데 사용하는 테마에다이의 노르스름한 상판은 일본어 ‘く’ 자처럼 크게 휘어진 네마가리 키하다 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산비탈에서 힘차게 자라며 생긴 나무의 움푹한 부분에는 나쓰메 모양의 ‘쓰쿠바이’를 로단처럼 절묘하게 끼워 넣어 차솥을 올려두었습니다.
언뜻 다루기 어려워 보이는 나무도 그 성질을 구석구석 꿰고 있는 산카쿠야 장인의 손에 닿으면, 마치 처음부터 이 자리를 위해 존재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살아납니다.
이곳에서 차 한 잔을 즐기며 차바테이와 전시된 작품들을 천천히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흙에서 태어나는 소재를 좋아합니다.
흙에서 풀과 나무가 자라고, 면과 마가 되고, 옷이 된 뒤 언젠가 다시 흙으로 돌아갑니다. 우리는 그 자연스러운 순환을 소중히 여깁니다.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역시 ‘밭에서 매장까지’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옷과 흙, 나무가 하나로 어우러진 공간 속에서 대지와 이어지는 듯한 감각을 느껴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를 나와 니시고반가이도리에서 건물을 올려다보면, 창 너머로 떠오른 육각형 쇼지가 커다란 안돈 등불처럼 거리를 물들입니다.
밤이 되면 그 은은한 빛이 길을 걷는 사람들의 발밑을 부드럽게 밝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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