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R 저널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저널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쿠리노마, 1층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 쿠리노마 栗の間, 1F

2027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의 집대성이 될 새로운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를 2026년 9월 8일 선보입니다.

화려한 긴자의 거리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오랜 상점가의 정취가 남아 있는 니시긴자 고반가이도리에 자리합니다. 긴자 중심에 선 4층 건물 전체를 무대로, 각 층마다 서로 다른 세계를 담았습니다. 목수는 나무를 짜 맞추고, 미장은 벽을 마감했습니다. 일본 전통 건축의 재료와 기술을 건물 곳곳에 담아낸 플래그십 스토어입니다.

45R의 매장 만들기에서 밤나무는 언제나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조몬 시대부터 일본에서 건축재로 사용되어 온 밤나무는 단단하고 견고하며 묵직한 존재감을 지닌 목재입니다. 초대 Badou-R와 교토점을 비롯해, 지금까지 여러 로드숍의 기둥과 벽, 바닥에 반복해서 사용해 왔습니다.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 1층은 오랜 시간 이어온 45R의 매장 만들기가 하나의 집대성을 이룬 듯, 밤나무를 아낌없이 담아낸 공간입니다.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의 입구에서는 자동 미닫이문이 손님을 맞이합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중앙에 두 개의 거대한 다이코쿠바시라 기둥과 굵은 보가 우뚝 서 있고, 그 주위를 회랑을 떠올리게 하듯 기둥들이 이어집니다. 모두 오래된 밤나무 고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목재들은 수백 년 전 지어진 일본의 오래된 민가에서 이어받은 것으로, 창고 문과 구조 기둥 등을 옮겨와 이곳에서 다시 쓰이게 되었습니다.

쿠리노마 중심에 자리한 거대한 밤나무 기둥과 보.

오래된 밤나무 곳간 문을 되살려 만든 출입문.

기둥에 남아 있는 움푹 팬 자국은, 한 목재와 다른 목재를 맞물려 짜기 위해 파냈던 전통 이음 방식인 시쿠치의 흔적입니다. 오래전 이 나무를 다듬었던 목수들의 손길을 지우지 않고, 각 재료가 지나온 시간을 그대로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오래된 고재뿐 아니라, 나구리 가공을 한 진열대부터 매장 안쪽 벽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시대의 밤나무를 공간 곳곳에 함께 사용했습니다.

전통 시쿠치 목재 이음의 흔적.

전통 나구리 기법으로 마감한 밤나무 진열 테이블.

밤나무와 어우러질 소재로는 물과 습기에 강한 티크를 선택했습니다.

오래전부터 선박의 부재로 귀하게 여겨져 온 티크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엄격한 수출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이러한 규제가 시행되기 훨씬 전부터 보관되어 온, 특히 희귀한 티크 목재를 사용했습니다.

특히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길이 약 8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목재를 세운 파사드입니다.

마치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의 거대한 도리이처럼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입구에 서서 여러분을 맞이합니다.

발아래에는 요트의 데크를 떠올리게 하는 넓은 티크 원목 판재를 깔았습니다. 그 양옆에는 역대 영국 왕실의 거처였던 윈저성에서 실제로 사용되었던 오래된 석재 포장을 놓았습니다.

파사드에 묵직한 존재감을 더하는 거대한 석벽은 후쿠시마현에서 채석한 다키네이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바위 본래의 형태를 살리기 위해 모서리가 자연스럽게 L자 형태를 이룬 돌을 찾아 채석한 뒤, 긴자까지 운반해 왔습니다.

옆의 거대한 티크 목재에 뒤지지 않는 힘으로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를 받치고 있는 이 바위는, 시가의 석공 집단 아노슈가 채석부터 시공까지 맡았습니다. 아노슈는 일본 전국시대 성곽 축조에 쓰이던 석축 기술을 오늘날까지 이어오는 장인들입니다.

시간을 넘어, 바다를 건너, 장인의 손길로 다시 생명을 얻은 재료들이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에 모였습니다.

이처럼 귀한 재료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시공을 맡은 교토의 스키야 목수 집단 산카쿠야가 오랜 세월 쌓아온 방대한 건축 자재의 축적이 있습니다. 긴자 플래그십 스토어에 쓰인 목재와 석재는 그 수많은 재료 가운데서, 각각의 상태와 성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산카쿠야의 장인이 긴자를 위해 직접 골라낸 것들입니다.

재료를 건물 안으로 들이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시가의 작업장에서 목재를 운반해 올 때에는 한밤중 니시긴자 고반가이도리를 통제하고, 크레인을 이용해 각 층의 창문으로 하나씩 반입했습니다.

파사드의 다키네이시는 더욱 원초적인 방식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마치 고대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쌓듯, 나란히 놓은 쇠막대 위로 거대한 바위를 사람의 힘으로 조금씩 굴려가며, 마침내 제자리에 놓았습니다.

옷이 놓인 매장 안쪽에는 우리가 ‘이로리’라고 부르는 공간이 있습니다.

중앙에는 오래된 민가의 곳간 문을 상판으로 되살린 진열대를 이로리처럼 두고, 그 주위에 피팅룸과 벤치를 마련했습니다. 손님들이 잠시 머물며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예전의 이로리가 생활의 중심에 있었던 것처럼, 이곳도 우리와 손님들이 옷을 사이에 두고 자연스럽게 마주하고 어울리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1층의 쿠리노마는 티셔츠와 데님, 반다나를 중심으로 선보이는 공간입니다.

매장 만들기의 출발점이기도 한 밤나무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오랜 시간 우리가 소중히 지켜온 스탠더드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색이 더욱 깊어지는 밤나무처럼, 45R의 옷도 수백 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오래도록 곁에 두고 함께 길들여 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